바람이 분다
관심 나누기
트망
2024. 3. 27. 14:07
사람을 만나는 게 참 좋았다. 좁게는 대학 신입생환영회부터 조금 넓게는 여행 중 스치는 사람들까지. 하지만 먼저 한 발 다가가는 행동이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라 언제 기회가 오는가 기다리는 쪽이었다.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피하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은 수줍게. 만남에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것이 좋았다. 나와는 다른 그들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지 싶다. 나를 부르는 곳이면 마다하는 일 없었다. 말주변이 좋지 않아도 술을 잘 못해도 괜찮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었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도 손에 꼽는다. 그것도 단 둘이 만난다. 여럿이 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집중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끝까지 관계를 유지할 몇에게만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 관계의 범위는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새로운 만남 역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세상을 더 배울 수 있다. 지금까지 알지 못한 또다른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외로워서일 수도 있다. 나는 의외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규칙대로 하는 것에 생각보다 능하지만, 그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너무 똑같이 너무 오래 있었다.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을 통해 활력을 얻어야 한다. 특별한 방법이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그러고자 마음을 먹었으니 조금은 달라지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