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망 2024. 1. 23. 17:47

잘됐다!”

어떻게 거지?’

 

어떻게 거야?”

너만 됐냐고….’

 

멋진데!”

나보다 못한 놈이었는데….’

 

축하해. 언제 한턱 쏴라.”

자존심 상해.’

 

진심으로 화들짝 놀랐다. 아마 너도 느꼈겠지. 끓어오르는 부러움과 약오름을 숨기려는 호들갑떠는 나의 모습.

 

-

 

오랜만에 H 한잔 한다. 

 

“K 지낸대?”

 

순간 숨이 멎는다. 내가 K 만난 알고 있었나? 사실 그냥 마주친 거지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K 좋아하지만 마주쳤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었다. K 지냄은 나의 지냄과 연결될 것이므로.

 

하지만 속시끄러움이 멈추지 않는다. 사실을 숨기는 나의 모습이 나의 지냄을 너무나 선명하게 증명하는 같아서 괴로웠다.

 

“… 며칠 저기 마트 지나다가 만났어. 준비하던 됐대. 애인하고도 별일 없는 같고. 얼굴도 좋아 보이더라. 깊은 얘기는 했고, 시간 되면 한번 보기로 하고 헤어졌어.“

 

한숨처럼, 어쩌면 공격적인 배틀의 장면처럼 내가 아는 정보를 단숨에 쏟아 버렸다. 내가 아는 얘기했으니 이상 묻지 말라는 신호였다.

 

어디에서 지낸대?“

 

몰라. 궁금하면 연락해 보던가.”

 

H 좋은데 눈치가 없는 문제다. 내가 짐을 챙기고 일어선다.

 

간다. 먹었어. 다음에 보자.”

 

-

 

띠링~

H 문자메시지.

 

[ 그때 그냥 버리는 바람에 못했어. 그거 있었잖아…. ]

 

알고 있었다. 아니 같았다. 표정과 말투에 드러났으니까. 결정적으로 우리 만났던 날이, 바로 그날이었으니까.

 

[ 축하해. ]

"근데 참, 지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