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망 2024. 2. 1. 18:09

상상 혹은 공상은 늘 신나는 일이다. 타고난 건지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는 없는 성격 혹은 성향 탓에 겉으로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지는 않지만, 몰입하는 정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말을 어렴풋이 이해할 정도다.

 

상상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죽지 않는 삶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이 죽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밥 먹기도 귀찮은데 밥 한 끼를 알약 하나로 만들 수는 없을까? 알고 봤더니 내가 인간이 아니면 어쩌지? 지금 당장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핀잔을 들을 게 뻔하다. 하지만 그저 떠오르는 것이니 방법이 없다. 하지 말아야지 한다고 안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눈을 감아도 실제인지 환상인지 모를 어둠 속의 다채로움에 정신을 팔린다.

 

그것들은 대부분 ‘현재와는 다른’ 어딘가로 도착한다.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다른’ 것은 대부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늘 비슷한 것을 반복하게 되는 삶 속에서 지금과 다른 그것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 점점 자극적이 되어 가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욕을 해 대지만, 이것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특별하거나 신기하거나 독특한 그것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상상이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그 행위는 생각보다 중요한 것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마음을 열고자 하는 의지다. 그 뻗어나감을 보면 얼마나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누군가의 눈에는 엉뚱하기 그지 없을 그 시작에 체계적 노력과 운이 더해진다면 더 나은 미래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하는 상상 그 자체는 현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상상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영화 인셉션에서는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그의 마음을 바꾸는 시도를 한다. 꿈과 상상을 동일시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키워나갈 수 있는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주기 위함이라는 그 설정도 상상의 가능성과 조금은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조금 방향을 틀어서,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상상은 필요하다. 당장 먹을 음식과 물이 없는 상황, 내 몸을 쉬게 할 방 한 칸이 없는 삶을 그려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분위기를 상상해 볼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친다면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상상하지 않는다면 미래도 공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