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트망
2024. 3. 1. 07:42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는 너와 다르고, 나의 과거와 너의 과거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지금과 너의 지금이 같지 않아서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과 같지 않아서 그렇다. 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만남을 최종 허락하는 건 마음이다. 나의 마음이 또 너의 마음이 열려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통상적인 만남을 넘어서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때는 만난다는 개념을 넘어서야 한다. 이제는 상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통념 같은 것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상대를 보는 나의 시각에서의 장점과 단점이 중요하다.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껴안겠다는 다짐과 같다. 잘 할 수 있을지 모를지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각오 정도는 해 두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 알고 있는 것, 현재는 모르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노라 하고. 그것이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온전한 의미가 될 것이다.
“내가 왜 좋았어?”
아내의 물음에 명확히 대답할 수 없었다. 외모가, 성격이, 그때의 행동이 좋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대가 좋았다’는 것 외에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그대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고,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 노력하겠노라 말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방문객 (정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