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가져가야 할 것들
트망
2024. 3. 1. 07:45
무거운 짐을 들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사람을 보면 내가 다가가 들어올려 준다. 앞서 가는 누군가 물건을 떨어뜨리고 가면 주워서 얼른 쫓아가 건네 준다. 길을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휴대폰으로 길을 찾아 알려 준다. 막차가 끊겨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에게 택시비를 쥐어 주기도 하고, 만팔천 원짜리 음식을 배달하고는 천팔백 원으로 계산해 간 식당에 전화해 나머지 금액을 돌려 주기도 한다. 아주 가끔이지만, 갑자기 끼어드는 차들에게 순순히 길을 내준다. ‘분명 똥이라도 마려운 게지.’ 하면서.
세상은 돌고 돈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식에게 주는 것처럼. 선배에게 얻어 먹은 한 끼 식사에 대한 보답을 다른 후배에게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행동은 다른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달 된다고 나는 믿는다. 대단하지 않은 나의 작은 행동도 결국 누군가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 과정에 나의 가족과 친구도 끼어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심과 함께.
아주 작은 행동이다. 아주 짧은 순간이다. 쉬운 일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너그럽게 먹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것이 정말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