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십대부터 삼십대 중후반까지 나의 가방 안에는 늘 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물론 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거란 걸 알고는 있었다. 시간이 남을 때 잠시라도, 정말 할 것 없을 때 한 장이라도 책장을 넘겨 보기를 소박하게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뤄지지 않을지라도 ‘오늘은 어떤 책을 가져갈까’ 매일 고민했다. 경험할 일 없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책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이해했다. ‘그래 그렇지.’ 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매우 속깊이 공감한다. 이유는 이렇다. 다른 사람이 보거나 볼 수도 있는 글을 한 편 쓴다고 생각해 보자.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다는 것은 내 글을 누군가가 평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