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어쩌면 결혼식을) 준비할 때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상견례뿐이었다. 물론 그런 것이 있다는 것 정도였지만. 어디의 어떤 음식점에서 어느 정도 가격대의 음식을 예약해야 하는지 지인에게 묻기도 했고 인터넷 검색도 수없이 해 보았다. 사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예식장 예약도 해야 했고 스튜디오 촬영도 해야 했으며 식사 인원 수도 알려 주어야 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들이 허다하다. 대출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전세든 월세든 부동산 거래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집은 어떻게 살펴봐야 하고 또 계약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가. 돈은 어떻게 지불해야 하는가. 이사도 그렇다. 이 이사가 생각보다 복잡해 보인다. 그리고 집이라는 공간의 관리도 마찬가지다. 전등은 어떻게 갈아야 하는지, 고장난 콘센트는 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