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반사회적인 성향은 아니었음에도 유독 ‘아들’이라는 단어가 싫었다. 왠지 대우받는 기분이랄까. 물론 나를 챙겨주는 것 자체가 싫을 리 없다. 챙겨주지 않을 때 나름의 서러움을 느끼는 것을 보면. 그저 대우의 이유가 ‘아들’ 뿐인 것 같아 부끄럽고 껄끄러웠다. 게다가 그 시절에도 아들 하나쯤은 있는 게 좋은 것 같은 분위기였으니까. 부담스러웠다. 그다지 반항이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런 판단이 들면 곧잘 쏘아대곤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사냥을 하거나 농사를 지을 때는 말 그대로 육체적인 힘이 가장 중요해서 보통은 남자를 우대했을 거라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순위를 정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나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되니까. 그러니 그럴 수 있다. 그다음은 ‘관성’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