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2

영원한 적은 없다

간이나 쓸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친구의 일은 무조건 도와야 하는 것이었다. 원체 관심도 많았고 또 좋기도 했으니. 같이 기뻐해 주고 같이 슬퍼해 주는 일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두에게 알리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사람이 좋았다. 특별히 경계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눈을 잘 마주치거나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 앞에서는 늘 온 몸이 경직될 정도로 긴장했다. 그러면서도 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듯싶다. 두려움 속에서도 애써 피하지 않은 걸 보면. 이십대를 보내면서, 아마도 이러저러한 경험을 겪고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 사람을 믿으면 실망할 일이 생긴다는 것, 그 누구도 내 마음과 ..

바람이 분다 2024.03.15

불신의 출처

전 세계인을 모아 한 사람으로 만든다면, 그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믿을지도 모른다. 항간에 떠도는 온갖 얘기들이 귀기울일 대상이 된다. 모든 의견이 고려할 대상이 된다. 당연히 무언가 결정을 하기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신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이 일은 잘 될 것이며 또한 안 될 것이다. 무엇이든 믿는다면 불신 또한 믿어야 한다.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다. 다행스럽게도 사람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은 듯하다. 아무리 잘 믿는 사람도 방향성은 있다. 적어도 그것을 가지려 애쓴다. 방향성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쉽게 잊기는 하지만. 정보의 홍수. 적절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보는 계속 생산되고 있을 테니. 정보가 생산된다는 말은 처리해야 할 것들이 ..

바람이 분다 2024.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