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3

다름, 틀림, 선택

가치관은 강요할 수 없다. 같은 것을 대할지라도 그에 대한 중요성은 제각각이며 또한 추구하는 길도 다른 게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나 자주 나의 가치관을 주입한다. 은근히 하는 것도 아니다. 부끄러워 얼굴을 감쌀 정도다. 딱 한 번만 다시 생각했어도 절대 그러지 않았을 행동이다. 하지만 그 한 번의 멈춤을 하지 못하고 내질러 버렸다. 어제도 오늘도. 누군가의 보호 아래 모든 것을 해결하던 시기를 벗어나면서부터 세상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중 하나가 정치다. 물론 정치를 잘 모르지만 그것 하나 하나가 나의 삶과 관련이 있음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곳은 ‘대립’이 가장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보다는 비방이 앞선다. 의견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상대의 허물을 물어뜯는다. 실제로 그것..

바람이 분다 2024.02.22

선택

“맘대로 해!“ 결국 말해 버렸다. 꽁꽁 숨겨 두었던,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마음. 유난히 맑은 날, 역시나 늦은 너. 괜찮다 말한 나, 웃겨야 했던 나. 무엇이었을까 너와 나의 문제는. “떡볶이 먹을까?” “그다지. 다른 거 없어?” “뭐 먹고 싶은데?” 잠깐의 침묵 속에 흩어지는 너의 한숨 소리. “왜 맨날 나만 선택해?” 선택에 애를 먹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 이미 수없이 들었던 말. 그날따라 날카로웠던 걸 눈치 못 챈 나의 탓일까. 또 다시 굳어버린 나를 기세 좋게 몰아붙인 너의 탓일까. 네 탓이라고 하고 싶지 않아. 물론 내 탓도 아니지. 그저 조금 엇갈렸을 뿐이야. 그래도 이 한마디는 하고 싶었어. 후련하게, 시원하게. “어차피 니 마음대로 할 거였잖아!” 미안했지만 미안하지 않았어. 아..

작작합니다. 2024.01.18

다수의 선택과 상식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오래 전 히트를 친 책이다. 3권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 권을 모두 사서 마음 깊이 새겨 읽었다. 이야기가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나름 감수성이 풍부하던 시기,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후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ㅇㅇ하는 ㅇ가지 이야기’. 하도 많이 나와서 제목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사실 그 포맷을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는 모른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을 처음이라 여길 뿐. 하나 잘 되니 다들(물론 다들 그런 건 아니다) 비슷한 제목을 뽑아내는 것을 보고 어린 마음에 대단들 하다고 비꼬듯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조금 달리 생각하지만. 그런 흐름에 쉽게 동조할 수 없었던 건 성격 탓이 가장 크다. 같은 것을 하는 것..

바람이 분다 202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