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가을, 알바를 가던 길이었다. 한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안고 마주온다. 때마침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던 아저씨가 그 옆을 지나치며 한소리 한다. “지 자식이나 잘 돌볼 것이지.” 싸움이 일어났다. 나였어도 발끈했을 것이다. 무엇에 관하여든, 아무리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 해도, 그런 방식으로 들어오는 건 언제나 불쾌한 일이니까. 막무가내로 우기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내 생각이다), 나 역시 집 안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집 안에 날릴 수많은 털, 멍멍 야옹 짹짹거리는 소리, 온갖 냄새, 뒤치닥거리까지. 동물을 집에 들이는 것도, 그 동물을 애지중지 키우는 것도 영 께름칙했다. 가족들에게도 저 만큼의 정성을 쏟을까 의구심을 갖기 일쑤였다. 싸우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나름 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