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에 맞으면 맛있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맛이 없는 건줄 알았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이제 고작 몇 번이지만, 나는 가끔 이렇게 음식평을 한다. “내 입맛은 아니지만 맛이 좋네.” 십여 년 전이라면 이 말은 거짓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이다. 나와 맞지 않음은 분명한데 맛은 괜찮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맛이라는 건 매우 주관적이지만 나의 느낌은 실제다. 나의 입맛과 그 맛 자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나의 모습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다. 나의 본모습을 알면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보지 않으리라는 우려를, 나 역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종종 거짓을 보이고 거짓을 말한다. 어른이 되어 좋은 것 중 하나는, 전에는 드러내기 싫었던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다르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