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2

결국, 솔직해지자

나이가 차면서 솔직해진다. 그간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 답답했는지, 솔직하지 않은 것이 득이 되지 않음을 깨달은 것인지, 다른 무엇도 신경쓰지 않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와는 별개로 차분함은 솔직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이 차분해지면 집중할 수 있다. 집중을 하면 나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다. (평소에 나 자신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전보다는 나은 분위기에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나에게는 조금 솔직해질 수 있다. 노력을 더하면 다른 이에게도 비교적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테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여러모로 좋다. 거짓을 고하지 않아도 되니 거짓이 밝혀질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나의 심정을 말하는 것이니 시원하기도 하다. 화병은 ..

바람이 분다 2024.03.15

무지에 대한 분노 앞에서

좋은 말도 한두 번이다. 싫은 말은 두말할 것도 없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 하는 사람이 있다. 잘 잊기 때문에 나름 적어보기도 하지만 정교하게 패턴화되어 있지 않은 덕에 ‘적은 것’조차 잊거나 잃는다. 그래서 또 물어본다. 가끔은 기억해 내지만 그래도 묻는다. 정말 그것이 맞는지 확인한다. 오래 전 직장에서 고객의 발주 내역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때는 가급적 문자로 하곤 했다. 가능한 모든 내용을 꼼꼼히 적어서 마지막 확답을 받는 것이다. 내가 놓친 것이 있을 수도 있고 상대방이 놓친 것이 있을 수도 있으니 함께 체크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정말 모를 때가 문제다. 몰라서 물어보는데 화부터 낸다. 물어보면 화낼 거라는 걸 이미 알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물어봤다는 건 너무 급하거나 혹은 물어볼 사람..

바람이 분다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