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예약했지만 큰 도로로 나가기도 전에 무산되어 버렸다. 아마도 광주 즈음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쌓이고 쌓여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제동이 되지 않아 앞의 턱에 쿵 받은 후 차가 멈춘다. 워낙에 속도가 느렸던지라 다행히 사람에게 가해진 충격이 크지는 않았다. 부딪힌 부분을 살필 생각도 하지 않고 차를 돌려 슬금슬금 부모님댁으로 돌아갔다. 아내가 어머니 밥 차리지 마시라고 나가자고 한 건데, 결국 어머니의 밥을 먹었다. 불어난 배를 두드리며 TV를 보는데 아버지가 한참 동안 보이지 않는다. 눈을 치우러 나가신 건 알았지만 꽤 오래 걸리신다는 생각이 들어 집앞으로 나가 본다. 넉가래 두 개를 붙여 눈을 밀고 계셨다. 집앞의 눈은 이미 거의 다 치워져 있었고. 아내와 어머니가 나오셨다. 애들이 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