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2

방관자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 수많은 불의를 보면서 방관했다. 때로는 무서움 때문에 때로는 무관심해서. 그들의 눈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불의를 행한 자와 나의 간극은 얼마나 벌어져 있을까. 가해자와 나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지 않았을까. 조금이나마 가졌던 희망이 사그라드는 것처럼. "그러면 안 되지, 어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냐." 간혹 죄 없는 척 정의를 말한다. 나는 방관자다. 불의를 보아도 백의 구십구는 참는다. 변명할 수는 있지만, 충분치는 않다.

바람이 분다 2024.03.15

그들의 안전과 나의 10분

오후. 어제 주문한 택배가 오지 않는다. 물건 발송이 안 되었나? 주문을 잘못 넣었나? 혹시 주문한 줄 알고 결제 없이 화면을 내려 버렸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사실 그렇게 중요한 물건은 아니다.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빨리 받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음식을 시킬 때만큼은 아니다. 보통은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 후 주문을 넣으니까 조바심은 배가 된다. “왜 이렇게 안 오지?”를 수십 번 중얼거린 후에야 음식을 받는다. “휴- 쓰러질 뻔.” 한창 장맛비가 쏟아지던 때였다. 텔레비전에 몸이 아픈 아동의 사연이 나온다. 경제력이 좋지 않은 집. 하늘도 무심하지 부모도 병원 약을 달고 산다. 일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아이 병원비는커녕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벅차다. 혀를 차고..

바람이 분다 2024.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