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적인 아이. 집을 잘 보라(대충 집을 잘 지키라는 얘기다. 예나 지금이나 꼬맹이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하니 유치원도 가지 않고 집을 지킨다. 강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하여 저학년일 때는 어른 없이 강에 간 적이 없다. 인사를 잘 하는 건 기본이요 말대꾸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다. 권위적인 집안이어서가 아니다. 어른들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게 아이였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조차. 그 시절 말 잘 듣는 아이들이 꽤나 많았던 것 같다. 눈과 발이 닿는 곳까지가 아이의 세상이었다. 하지만 그다지 답답하지 않았다. 자식으로서 부모를 따르고 어린아이로서 어른들의 말에 토달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옳지 않다’거나 ‘늘 옳은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