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게 참 좋았다. 좁게는 대학 신입생환영회부터 조금 넓게는 여행 중 스치는 사람들까지. 하지만 먼저 한 발 다가가는 행동이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라 언제 기회가 오는가 기다리는 쪽이었다.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피하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은 수줍게. 만남에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것이 좋았다. 나와는 다른 그들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지 싶다. 나를 부르는 곳이면 마다하는 일 없었다. 말주변이 좋지 않아도 술을 잘 못해도 괜찮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었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도 손에 꼽는다. 그것도 단 둘이 만난다. 여럿이 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집중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끝까지 관계를 유지할 몇에게만 집중하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