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3

관심 나누기

사람을 만나는 게 참 좋았다. 좁게는 대학 신입생환영회부터 조금 넓게는 여행 중 스치는 사람들까지. 하지만 먼저 한 발 다가가는 행동이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라 언제 기회가 오는가 기다리는 쪽이었다.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피하지는 않았다. 물론 조금은 수줍게. 만남에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것이 좋았다. 나와는 다른 그들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지 싶다. 나를 부르는 곳이면 마다하는 일 없었다. 말주변이 좋지 않아도 술을 잘 못해도 괜찮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었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도 손에 꼽는다. 그것도 단 둘이 만난다. 여럿이 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집중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끝까지 관계를 유지할 몇에게만 집중하는 게..

바람이 분다 2024.03.27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는 너와 다르고, 나의 과거와 너의 과거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지금과 너의 지금이 같지 않아서다.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과 같지 않아서 그렇다. 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만남을 최종 허락하는 건 마음이다. 나의 마음이 또 너의 마음이 열려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통상적인 만남을 넘어서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때는 만난다는 개념을 넘어서야 한다. 이제는 상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통념 같은 것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상대를 보는 나의 시각에서의 장점과 단점이 중요하다.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껴안겠다는 다짐과 같다. 잘 할 수..

바람이 분다 2024.03.01

‘노’련한 ‘인’간

노련하다는 것은 그것을 많이 접했다는 뜻이다.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고, 많이 실행했으며, 또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의미한다. 삶에 노련해질수록 몸은 노화한다. 삶에 노련해질 정도로 사용했기 때문일까. 그렇게 우리는 ‘살아감’ 전문가가 되면서 점점 늙어간다. 노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몸과 마음의 활력이 감소한다. 힘과 회복력이 떨어진다. 전보다 쉽게 몸이 아프다. 인간은 늘 노화를 되돌릴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내지는 못한 것 같다. 보이는 데 집착하는 세상이다. 잘생기고 키 크고 마르고 근육질의 어린 사람이 최고다. 세상의 주체는 늘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마련이지만, 그래서인지 늙은 사람에 대한 대우 혹은 시선은 점점 수준이 낮아진다. 종..

바람이 분다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