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2

익숙함과 불편함

휴대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약속을 어떻게 잡는가. 모르는 길을 어떻게 찾아가고 남는 시간에는 또 무엇을 할까. 그러니 어쩔 수 없다. 일할 때 놀 때 화장실에 잠자리에 늘 함께 해야 마땅하다. 실수로 휴대폰을 안 가지고 나간 날은 왠지 불안하다. 누군가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았을까, 급한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루종일 온갖 상상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각종 어플 아이콘 옆에 뜬 몇 개의 알림 숫자 뿐이다. 그것도 반갑다고 부랴부랴 터치. 낮 시간 동안 걱정했던 이유 따위 중요치 않다. 드디어 휴대폰과 조우했으니. 휴대폰이 생긴 이후 세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후로는 더더욱. 사무직 같은 경우야 스마트폰에 노트북을 더하면 어디서든 상당히 많은 일들을 처리할 수 있..

바람이 분다 2024.03.20

일상의 소중함에 대하여

반복되는 것들에 매번 의미를 되새길 수는 없다. 반복은 익숙함을 만들고 익숙함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을 거라 믿는 대상에 의미를 두고 소중히 다루기는 쉽지 않다. 매일 겪는 일상에 항상 의미를 두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삶에 대한 ‘선수’라 부르겠다. 반복되는 것을 향해 ‘지루하다’고 말하곤 한다. 따분하다. 싫은 마음이 생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늘상 있는 일이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거나 몸에 긴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어쩌면, 그래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 시시각각 그랬다가는 몸과 마음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지루함을 지루함만으로 남겨 두는 건 무언가 놓치는 것과 같다. 익숙하고 지루하다는 것이 나에게 필요없다..

바람이 분다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