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2

나를 사랑하다

삶에 우여곡절이 많았던 건 아니다. 더 나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애썼느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에 대충 있지는 않았다. 더 나아지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을 유지하고는 싶었다. 그 모습 혹은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전혀 몰라주는 사람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그런 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 나 자신에게 인정 받지 못했으니까.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켰을 뿐이니 그것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따스히 보듬어 주지 않았다. 자기객관화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따스히 대함이 행여나 우쭐함으로 나타나 타인에게 질타를 받을까 하는 우려에 하게 된 나름의 보호였을까.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미움이었을까.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이 없었다. 돈이 없어서 힘..

바람이 분다 2024.03.03

욕심

욕심은 끝이 없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크게 자라곤 한다. 오늘 산 옷은 내일이면 헌 옷이 되고, 어제 먹은 새로운 음식은 오늘이면 더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어제보다 많이 얻은 돈을 ‘많음’으로 느끼는 시간 또한 그리 길지 않다. 새로운 것, 평범하지 않은 것, 더 많이 원하는 마음을 버리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끝이 있는 욕망도 있다.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중 하나다. 잘 한다, 좋다, 보고 싶다 등 나의 소중함을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이다. 적어도 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투명인간,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의 존재를 인정 받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다. 크거나 어려운 일은..

바람이 분다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