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2

가져가야 할 것들

무거운 짐을 들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사람을 보면 내가 다가가 들어올려 준다. 앞서 가는 누군가 물건을 떨어뜨리고 가면 주워서 얼른 쫓아가 건네 준다. 길을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휴대폰으로 길을 찾아 알려 준다. 막차가 끊겨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에게 택시비를 쥐어 주기도 하고, 만팔천 원짜리 음식을 배달하고는 천팔백 원으로 계산해 간 식당에 전화해 나머지 금액을 돌려 주기도 한다. 아주 가끔이지만, 갑자기 끼어드는 차들에게 순순히 길을 내준다. ‘분명 똥이라도 마려운 게지.’ 하면서. 세상은 돌고 돈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식에게 주는 것처럼. 선배에게 얻어 먹은 한 끼 식사에 대한 보답을 다른 후배에게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행동은 다른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달 된다고 나는 믿는다. 대단하지 않은..

바람이 분다 2024.03.01

경험의 전달

‘어째서 우리나라 여자 양궁은 그리 강할까?’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지역 출신 국가대표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연습량이 그다지 차이날 것 같지도 않고,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야 우리보다 더 잘 해주는 곳도 많을 텐데 우리 선수들은 어떻게 늘 선두에 있는지 신기했다. 소림자 주변 마을 아이들이 놀이처럼 무술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어디까지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남미의 아이들이 축구를 하며 노는 모습은 왠지 익숙하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어릴 때부터 활쏘기를 놀이로 하지는 않잖은가. 이건 어떨까. 승리했던 경험을 후배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말로, 실전으로 보여준다. 승리를 간접체험한 후배들은 그것을 기억처럼 몸에 새긴다. 목표로 한다.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물론 피나..

바람이 분다 20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