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가 저 멀리 마주오는 사람을 발견한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확신에 가까운 감이 온다. 이대로라면 저 사람과 나는 부딪힐 것이다. 경로를 바꾸고 싶으나 주변 모든 이들의 경로를 예상해 보건대 우리가 마주할 때까지 다른 공간은 없다.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줄이다가 마주하는 순간 어깨를 틀어 내가 속한 공간을 좁힌다. 하지만 상대는 그대로 앞을 보고 걸어 지나간다. 부딪히지 않았지만, 부딪혔을 때보다 기분이 나쁘다. 에잇 XX. # 마트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데 뒤쪽에 있던 사람이 그 좁은 통로로 카트를 밀고 나온다. 카트와 계산대 사이에 끼인 내 엉덩이를 긁으면서. 불쾌감에 뭐라 한마디 했더니 되려 내게 큰소리다. 마치 내가 큰 잘못을 한 것처럼. 화가 차오른다. 화를 낸다. 욕을 한다.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