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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피할 수 없는 세상에서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 '오래'가 '영원'으로 바뀌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매우 자연스럽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어릴때부터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의한 죽음, 주변의 죽음을 통해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상상해 본다.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 반드시 벌어질 일들이기에 생각만으로 가슴이 답답해 온다. 슬프고 두렵다. 그들 모두가 내곁에서 영원히 살았으면.... 나의 의미가 되어버린 그들을 두고 상상해 본다. 나 역시 이 세상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 죽음 이후가 있다고 한들, 지금껏 내가 알던 세상은 사라지는 것이니까. '영원'에 대한 욕망이 극대화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며 ..

바람이 분다 2024.03.15

건강한 어느 날

문득, 곧 죽으면 어쩌지?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혹시나 금방 죽으면 어쩌지? 난 여전히 삶에 미련이 많은데 곧 끝나면 어쩌지? 받은 것만 많고 베푼 건 별로 없는데 이대로 사라진다면, 소멸의 두려움은 둘째 치고 너무 미안해서 나는 어쩌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은 아니다. 내년 혹은 내일, 어쩌면 오늘 죽는다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니. 개인으로는 비극일지언정 세상 많은 사람의 눈에는 그저 ‘한 사람의 죽음’일 뿐이니까. 항상 누군가는 죽는데, 오늘은 ‘저 사람’ 하나가 포함된 거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나 역시 다른 이의 죽음을 그렇게 대하고 있으니 잘 안다. 안타까워 하지만 슬픔에 잠기지 않는다. 그런 일 없기를 바라지만(물론 그럴 수는 없다.) 반복되는..

바람이 분다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