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으면 어쩌지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내년이 없으면 어쩌지?’ 아니 당장 내일이 없으면 어쩌지? 어느 TV 프로그램을 보며 반은 우스갯소리로 ‘숨만 쉬어도 죽네’라는 말을 했지만, 조금 심각하게 바라본다면 그렇게 죽는 사람이 세상 어딘가에는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 한 사람이 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지 않은가.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하루하루 가까스로 죽음을 피해가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래 전부터 전해진 그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나는 여전히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멸망이라는 것은 늘 이루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은 그에게 온 세상의 멸망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어떤 위대한 이들은 누군가를 위해 죽음을 맞고,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 자손들 걱정을 하겠지만,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과 같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죽음을 잊고 산다. 나는 오늘 절대 죽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음에도.

 

그렇다고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내일 살아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내일이 없다는 것도 상상일 뿐이니까. 게다가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산다면 반대로 내일을 위한 지금의 움직임이 의미없이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당연히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잘산다는 뜻이 모두에게 다른 것처럼. 어쩌면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돌아보았을 때 후회되지 않을 정도가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