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어떤 보험을 들어야 하는가

트망 2024. 1. 11. 20:49

우리는 늘 미래에 있을 위험에 대비한다. 암보험, 생명보험,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은 필수다.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아니 당장 잠시 후의 일도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미리미리 대비한다. 혹여 어려워질지 모를 나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며 말이다.

 

맞다. 그래서 운동도 한다. 더 건강한 삶을 위해서, 죽음과 조금 멀어지기 위해서. 일은 어떤가. 일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고 돈을 벌어야 각종 보험에 힘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일(직업, 직장, 업 무엇이든 상관없다.)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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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빠져 나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한참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내 앞의 차량이 대열을 빠져나와 빠르게 달려 저 앞에서 끼어들기를 한다. “못된 놈” 욕을 하는데, 금방 다른 차들이 그 뒤를 따른다. 기다림의 이유가 사라진 다른 차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한 사람이 두 사람 되기는 어렵지만 세 사람이 넷, 다섯 되기는 쉽다. 규칙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순간 그곳은 아수라장이 된다. 모두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게 된다. 그것은 곧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와 같다. 반대로 모두가 규칙을 지키면 그 위험은 작아진다. 잘 만들어진 규칙을 지키는 일은 우리 삶의 보험과 같다. 어떻게 될지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안전한지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규칙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는 행동,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행동,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는 행동도 넒게 보면 위험을 막아줄 보험과 같다. 나의 친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또 그것이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받는 사람이 내가 아닐 수도 있다. 돌고 도는 데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는 이미 그 혜택을 받고 있다. 어쩌면 지금도 나는 어떤 위험을 피했는지도 모른다. 과거 나의 행동으로 인해.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것은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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